25억 달러 개보수 논란… 제롬 파월 형사 고발, 연준 독립성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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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청문회 위증 혐의로 형사 고발… 연준 독립성 논란 불거져
- 법적 압박과 정치적 분열 속 파월 의장, 임기 완수 의지 표명
올해 7월17일(현지시각),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 규모의 연준 본부 개보수와 관련된 의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형사 고발당했다. 이번 고발은 공화당 하원의원 애나 폴리나 루나(Anna Paulina Luna)가 주도했으며, 연준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애나 폴리나 루나 공화당 하원의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법무부에 형사 고발했다. 루나 의원은 파월 의장이 연준 본부 개보수와 관련된 25억 달러의 사용 내역을 고의로 왜곡해 의회를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투명성과 책임성을 저버린 심각한 위증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리노베이션 예산 변경이 연준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드러난 설계 및 시설 변경 사항이 상당한 비용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루나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 국장에게 보낸 해명 서한에서 "설계 변경은 공사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정당한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논란이 된 사치성 시설은 최종 계획에서 제외되었다고 강조하며, "변경 사항들은 연방 보고 의무를 충족시키지 않을 정도로 경미한 것이었다"고 덧붙여 의혹을 일축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이번 사건을 "연준 독립성의 끝과 법치주의 훼손"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파월 의장의 해임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 특히 릭 스콧(Rick Scott) 상원의원은 "파월이 의장직을 유지한다면 이는 정치적 신뢰 상실 이상의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흠집 내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하원의원 막시니 워터스(Maxine Waters)는 "파월 의장은 연준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며, 이번 사태는 정치적 목적이 엿보이는 공격"이라고 두둔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연준 독립성을 강조하며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실제로 그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압박을 받았을 때도 "연준 의장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되므로 완수하겠다"고 단호히 선언했다. 닉 티미라오스(Nick Timiraos)가 집필한 <1조 달러 위기 대응(Trillion Dollar Triage)>에도 파월 의장이 "죽는 것 외에는 임기 도중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발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연준의 독립성 논쟁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며, 금융 시장에도 즉각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의 신뢰도 하락 가능성과 정치적 혼란에 대한 우려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했다. 18일(UTC) 오전 9시 기준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24시간 거래량이 5.3% 줄어든 상태에서 2만8900달러로 거래된다. 이더리움(ETH) 또한 3.8% 하락해 현재 1838달러에 머무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 의장직의 위기감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지적하며 민감한 금융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법무부의 본격적인 수사 개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연준 의장직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법적 리스크를 증폭시킨다. 나아가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의 독립성, 그리고 정책 신뢰도에까지 거센 도전을 제기한다. 이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국 금융 정책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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