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6만4000대 판매 부풀리기… 신뢰 위기 심화?

폴

- 지커·나타, '제로 마일리지' 관행 드러나며 브랜드 신뢰성 타격
- 과잉 생산과 치열한 경쟁 속 극단적 수법… 정부·언론 강도 높은 비판
21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 지커(Zeekr)와 나타(Neta)가 보험 등록을 통해 판매량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두 기업은 대규모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차량 판매 없이 보험 등록만으로 기록을 부풀리는 이른바 '제로 마일리지' 관행으로 판매 실적을 왜곡한 것이 드러났다.
특히 나타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총 6만4719대를 사전 보험 등록 방식으로 허위 보고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브랜드의 공식 발표 판매량 11만7000대 중 절반을 훨씬 넘는 규모다.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려진 지커는 2024년 12월 샤먼시에서 국영 딜러와 협력해 2737대를 판매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일반적인 월평균보다 14배 많은 수치다. 하지만 실제 정부 차량 관리 데이터는 271대에 불과해 조작 의혹을 낳았다.
이러한 사건은 중국 전기차 업계가 직면한 만성적인 과잉 생산 문제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높은 성장 목표를 채우기 위해 극단적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본다. 이에 중국 정부는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익을 위해 신뢰를 저버린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제로 마일리지'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커 측은 문제가 된 보험 등록이 쇼룸 차량 전시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사팀을 꾸리겠다고 밝혔지만, 소매 판매 기록 포함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반면 나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CAAM) 소속 공식 매체는 당초 사태 방지를 위해 '신규 등록 차량 6개월 재판매 금지' 방안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정확성 문제를 이유로 해당 내용을 철회하고,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 전기차 업계는 소비자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이에 업계 전반에 걸친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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