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억 vs 94억… 버핏 후임, 시장 신뢰의 벽 넘을까?

폴

-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 가치 평가 논란.
-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후계자 극복해야 할 난제… 장부 가치 vs 시장 가치 간 큰 괴리.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과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차기 CEO로 낙점된 그레그 아벨(Greg Abel)이 시장의 신뢰를 시험받는 과제를 안게 됐다. 워런 버핏 시대에 수용되던 독특한 회계 처리 방식이 더 이상 시장에서 예외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의 핵심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요 투자 지분의 장부상 가치와 시장 평가가 큰 차이를 보이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트 하인즈 지분은 장부상 135억 달러로 평가됐지만, 시장 가치는 94억 달러에 그쳐 41억 달러의 괴리가 나타났다. 이는 투자 지분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자산 가치를 평가하는 '지분법'을 채택한 결과다. 워런 버핏은 과거 이 방식이 장기 투자 전략에 적합하다고 주장하며, 주가 하락을 일시적 요인으로 간주해 이를 고수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경우도 상황이 유사하다. 장부상 가치는 172억 달러로 기록됐지만, 시장 가치는 115억 달러에 불과해 57억 달러의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새롭게 취임할 아벨 CEO가 이러한 회계 방법을 유지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 또한 비판을 받는다. 예를 들어 분기별 실적 발표를 하지 않는 점,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도 약 348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점, 가족 기반의 이사회 구성 등이 그렇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버핏의 개인적 명성에 기대어 묵인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부에서는 더욱 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레그 아벨은 버크셔의 독특한 운영 철학과 경영 구조를 계승하는 동시에, 시장의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풀어야 한다. 워런 버핏이라는 전설이 떠난 지금, 더 이상 개인의 명성이 회사 경영을 옹호해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독특한 회계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회사의 철학과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시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CEO 체제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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