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텔 CEO 퇴진 압박…백악관 앞두고 주가 3% 급락

폴

- 트럼프, "미국 기술은 충성도 높은 미국인의 손에 있어야" 발언 논란
- 인텔 CEO, 중국 투자 의혹 직면…반발 속 11일 백악관 회동 예정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인텔(Intel)의 립부 탄(Lip-Bu Tan) CEO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사임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업계 전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립부 탄 CEO가 중국 첨단기술 제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의혹을 문제 삼았다. 이 여파로 인텔 주가는 3%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 유세 연설에서 "미국의 전략적 기술 기업은 충성스러운 미국인의 관리 아래 있어야 하며 분열된 이해관계가 이를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립부 탄 CEO가 과거 중국 일부 기술 업체와 협력한 기록이 미국 안보 이익과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해당 업체 중 일부는 중국 군사 조직과 연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립부 탄 CEO는 백악관 회동에서 반박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한 인텔의 역할과 자신의 이민자로서의 개인적 배경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당 로드맵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 신설, 공급망 강화를 통한 미중 의존도 감소, AI 연구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번 논란은 지난 4월 로이터(Reuters) 통신이 립부 탄 CEO의 과거 행적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인텔 합류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 재직 당시 중국 군사대학에 핵 관련 소프트웨어 판매에 관여했다. 이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 총 2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는 최근 국방 관련 규제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1억 4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립부 탄 CEO는 개인적 기소를 피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립부 탄 CEO는 논란 이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을 변호했다. 그는 "법적·윤리적 기준을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인텔이 이를 위해 기여해 왔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미국 내 기술 발전과 전략적 목표 달성을 뒷받침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발생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주요 기업의 기술적·정치적 입지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 간의 이번 갈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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