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암호화폐 A7A5, 싱가포르 행사서 퇴출된 이유는?

폴

- 미국·영국 제재 대상 러시아 스테이블코인 A7A5, 싱가포르 대규모 행사 참가
- 주최 측, 논란 직후 관련 정보 긴급 삭제
4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루블 기반 스테이블코인 A7A5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암호화폐 행사 '토큰2049(TOKEN2049)'에 스폰서로 참가했다. 그러나 서방 제재 대상임이 확인되면서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퇴출당했다. 주최 측은 관련 사실을 접한 후 A7A5에 대한 정보를 즉각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
A7A5는 지난 8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OFAC)과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서방 측은 A7A5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입된 경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도구로 간주해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스테이블코인은 올해 1월 러시아 국방 및 금융과 연관된 은행·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공식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A7A5는 토큰2049의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가해 부스를 운영했다. 또한, 국제 개발 이사 올렉 오기엔코(Oleg Ogienko)는 행사 발표자로 나서 스테이블코인 기술에 대해 강연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이 행사 주최 측에 제재 사실을 질의하자, 토큰2049 주최진은 즉각 A7A5에 관한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오기엔코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제재 대상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자금세탁과의 연관성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A7A5가 키르기스스탄의 가상자산 규제를 준수하며, 싱가포르에서도 직접적인 제재를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독립적으로 확인된 바 없어 의구심이 남는다.
한편, 분석 업체 엘립틱(Elliptic)은 A7A5가 불법 거래 조장 혐의로 제재받은 가상자산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 및 그리넥스(Grinex)와 직접적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넥스는 가란텍스의 후속 조직으로,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유사한 고객 기반을 유지하며 운영을 지속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엘립틱은 A7A5 출시 이후 거래액이 약 70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잠재적 제재 회피 기능을 가진 시스템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서방과 러시아 간 경제 및 금융 전선의 치열한 갈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2025년 10월5일(UTC) 00시 기준, A7A5는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서 24시간 기준 약 -3.5%의 가격 변동을 보이며, 1 A7A5당 0.98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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