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밈코인, 75달러→10달러 추락...투자자 43억 달러 손실

퍼거슨

- 트럼프 밈코인 $TRUMP, 공급 구조 문제 및 과열된 상장 과정 속 급락
- 소수 지갑의 이익 독점과 다수 피해자 발생…규제 당국 경고에도 묵살
14일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홍보한 밈코인 $TRUMP가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공급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코인은 초기 급등세를 보였지만, 몇 주 만에 급락하며 다수 개인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TRUMP는 출시 초기 약 7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1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폭락의 원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빠른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중앙 집중화된 공급 구조, 규제 당국 경고의 무시 등이 꼽힌다.
해당 토큰은 출시 직후 48시간 만에 바이낸스(Binance)와 코인베이스(Coinbase)를 포함한 세계 10대 주요 거래소 중 8곳에 상장됐다. 이는 일반적인 인기 밈코인이 상장되는 데 평균 129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유례없는 속도다. 비트겟(Bitget) 최고경영자 그레이시 첸(Gracy Chen)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홍보한 점이 시장의 규제 준수 우려를 무시하게 했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초고속 상장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TRUMP 공급량의 약 80%가 도널드 트럼프 가족 및 사업 파트너에게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구조는 소수 내부자가 대량의 토큰을 매도해 가격을 급락시키는 '펌프 앤 덤프' 방식에 쉽게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버블맵스(Bubblemaps) 보고서에 따르면, 단 45개의 지갑이 약 12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71만2777개 지갑은 총 4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10개 주요 거래소는 1억7200만 달러 이상의 거래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규제 당국은 출시 전부터 경고를 제기했다. 뉴욕주 금융서비스부(New York State Department of Financial Services)는 $TRUMP 출시 하루 전, 밈코인이 소수에 의해 통제되어 시세 조작 위험이 높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경고는 묵살됐다. 뉴욕의 규제를 받는 코인베이스조차 뉴욕 거주자에게 $TRUMP 거래를 차단하는 제한적 조치만 취했다.
15일 오후 6시 9분 기준, $TRUMP의 가격은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기준으로 9.414달러를 기록했다. 24시간 거래량은 5억5490만6517달러로, 약 81.167% 증가했다. 같은 시간 기준 $TRUMP는 하루 동안 3.137%, 한 달 기준으로는 6.126% 하락한 상태다.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내세운 암호화폐가 투자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 사례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재차 논의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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