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첫 국산 AI 칩 MARS1000… 60억 달러 투자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플랭크

- 말레이시아, 'MARS1000' AI 칩 공개… 250억 링깃 투자로 반도체 중심국 도약 목표
- 동남아 경쟁 속 독자적 강점 부각하며 글로벌 틈새시장 공략
25일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말레이시아가 첫 자체 설계된 인공지능(AI) 칩 ‘마르스1000(MARS1000)’을 공개하며 반도체 설계와 AI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기존에 반도체 후공정 지원국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가 첨단 기술 혁신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마르스1000’은 쿠알라룸푸르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스카이칩(SkyeChip)이 개발했다. 이 칩은 자동차, 로봇, 스마트 공장 등 엣지 디바이스(개별 작업을 수행하는 소규모 기기)에 최적화된 고성능 AI 프로세서다. 이는 주로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작업에 사용되는 GPU와는 차별화된 성격을 가진다. 스카이칩의 이번 성과는 말레이시아가 고부가가치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새롭게 발돋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발판 삼아 첨단 제조와 AI 기술의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전방위적인 투자를 발표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칩 설계, 제조 공정 현대화, AI 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약 60억 달러(250억 링깃)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오라클(Oracle) 등 주요 IT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거나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 전반적인 반도체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칩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으로 주목받는다. 2019년 설립된 이 기업은 대담한 기술 혁신으로 단기간 내 매출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기업공개(IPO)까지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스카이칩의 성공적 상장이 동남아 전역의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지역 내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싱가포르는 AI 연구개발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베트남과 태국은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역량을 강화한다. 더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과 한국이 여전히 선두주자로 자리해 기술적인 격차 또한 극복 과제로 떠오른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의 강점은 자체적으로 축적된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기술에 있다. 이를 AI 칩 설계 역량과 결합해 특화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용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요구하는 소형 기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정학적 문제 역시 말레이시아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공급망을 우려해 동남아 국가들, 특히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검토한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투명하고 단호한 수출 관리 체계를 구축해 불법 무역 행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가 특정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동남아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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