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12조 투자로 인텔 최대 주주 등극

플랭크

- 미국,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해 12조 원 규모 투자
- 기술 한계와 고객 확보 난항… 파운드리 사업 성공 불투명
23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은 미국 트럼프(Trump)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생산 강화를 목표로 인텔(Intel)에 89억 달러(약 12조 3200억 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인텔 지분 9.9%를 확보했다. 이로써 미국 정부는 인텔의 단일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또한, 첨단 반도체 기술 내재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투자 배경과 정부의 의도
이번 투자는 기존 지원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미지급 보조금 57억 달러와 '시큐어 인클레이브 프로그램(Secure Enclave Program)' 지원금 32억 달러를 주식으로 바꿨다. 도합 89억 달러를 포함해 미국 정부가 인텔에 투입한 총 지원액은 약 111억 달러에 달한다. 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투자 결정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독립성과 경제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 해외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다. 더 나아가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적 우위도 강화하려 한다.
기술적 난관과 외부 고객 확보 과제
하지만 인텔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기에는 여전히 기술적·사업적 걸림돌이 존재한다. 특히, 인텔은 첨단 공정 기술 확보에서 기술적 한계를 겪고 있다. 로이터는 인텔의 차세대 18A 공정 제조 수율이 초기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생산 효율성도 저하되고 있다. 개벨리 펀드(Gabelli Funds)의 분석가 류타 마키노(Ryuta Makino)는 "수율 저하는 인텔의 경쟁력을 심각히 저하시킬 수 있으며, 주요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 고객 유치 문제는 또 다른 도전 과제다. 성공적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대규모의 주문을 보장할 외부 고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업계 톱인 TSMC 및 삼성전자와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밋 인사이트(Summit Insights)의 킨가이 찬(Kinngai Chan)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새로운 고객 유치의 동력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에서 기술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성공은 요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오랜 기간 인텔을 이끈 립부 탄(Lip-Bu Tan) CEO는 지난 7월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14A 공정 개발 및 대량 생산은 충분한 주문량 확보가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투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주가는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주가는 약 7.6% 떨어졌는데, 이는 시장의 회의적 시각을 반영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첨단 기술 산업에서의 국가 자립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라는 명분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인텔은 기술적 문제 해결과 대규모 고객 유치라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만약 이 과제들을 풀지 못한다면 파운드리 사업의 중장기적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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