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벌금과 스위스 계좌 정리, HSBC의 이중 규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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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투자 정보 누락으로 벌금 부과 및 스위스, 자금세탁 방지 실패로 고객 계좌 정리
- HSBC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문제 제기
26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와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HSBC에 약 420만 홍콩달러(약 7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 부과 원인은 HSBC가 2013년부터 2021년 사이 발행한 약 4200건의 리서치 보고서에서 투자 정보를 누락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홍콩 상장 기업과의 투자은행(IB) 관계가 명시되지 않았다.
해당 조사는 HSBC의 자체 신고로 시작됐다. 규제 당국은 HSBC의 데이터 기록 및 매핑 시스템 관리 부재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정보 공개 누락으로 인한 고객 손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HSBC는 과거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현재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HSBC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가 중동 지역 부유층 고객 약 1000여 명의 계좌를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리 대상은 주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출신의 정치적 주요 인물(PEP) 또는 고위험 고객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이 HSBC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 위반이 심각하다고 결론 내린 데 따른 조치다. 특히 2002년에서 2015년 사이, 레바논과 스위스 간 3억 달러 규모의 자금 이동 과정에서 적절한 실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은 HSBC에 모든 고위험 고객과 정치적 주요 인물의 계좌를 철저히 검토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새로운 정치적 주요 인물 고객 유치를 잠정 금지했다.
현재 HSBC는 자산 규모 1억 스위스 프랑(약 1억 2470만 달러) 이상의 고객을 '고위험'으로 분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실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처럼 HSBC는 홍콩과 스위스에서 동시에 규제 압박을 받으며 내부 통제 시스템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금융업계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HSBC가 앞으로 어떤 개선 조치를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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