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6000억 투자한 애플…엔비디아·AMD는 15% 매출 양보

폴

- 애플, 6000억 달러 투자로 관세 면제
- 엔비디아·AMD, AI 칩 대가로 매출 15% '수출세' 납부
14일(현지시각) 씨엔비씨(CNBC)에 따르면, 트럼프(Trump)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애플(Apple), 엔비디아(Nvidia), AMD가 각각 다른 대응 전략을 펼쳤다. 이 결정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대규모 투자를 선택해 관세 면제를 성사시켰다. 팀 쿡(Tim Cook) CEO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 후, 기존 5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6000억 달러(한화 약 800조 원)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애플은 수입 반도체에 부과되던 100% 관세를 면제받았다. 이를 통해 기존 분기에 발생한 약 8억 달러의 손실에 더해 추가 손실을 막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을 약속한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내 AI 칩 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단독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FT)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칩 매출의 15%를 '수출세'로 내기로 합의했다. 원래 엔비디아의 H20 칩과 AMD의 MI308 칩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중국 수출이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재판매가 가능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엔 20% 수출세를 요구했으나 협상 끝에 대폭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각기 다른 전략은 업계에 다양한 논란과 전망을 불러일으켰다. 글로벌 애널리스트 파올로 페스카토레(Paolo Pescatore)는 "애플의 대규모 투자가 다른 기업에도 유사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레이 왕(Ray Wang) 전문가는 AMD와 엔비디아의 '매출세' 방식 합의를 "기이한 정책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는 수출세라는 방식이 국제무역법상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은 이러한 정책의 여파로 변동성을 보였다. 처음 관세 완화 소식에 상승했던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이후 정책 확장 우려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8월31일(UTC 기준) -1.64% 하락해 420.50달러를 기록했다. AMD 주가 역시 -2.03% 내려가 105.2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캐롤라인 레빗(C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례가 "정부와 대기업 간 새로운 협상 방식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책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례는 미국 대기업이 관세 폭탄에 맞서 정부와 어떻게 협력하고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예시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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