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플레이션 베네수엘라, 실물화폐 밀어낸 디지털 달러

폴

- 디지털 달러 USDT, 베네수엘라 통용 화폐로 부상
- 볼리바르 가치 폭락에 디지털 결제 전환 및 스테이블코인 기반 경제 질서 형성
1일(현지시각)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주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인플레이션으로 현지 화폐 볼리바르의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디지털 기반 거래가 급증하며 사실상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229%에 달하며, 볼리바르는 실질적인 화폐 기능을 잃었다. 이에 따라 상점과 개인 간 거래는 실시간 환율을 기반으로 한 ‘바이낸스 달러’(USDT 환율)로 이루어진다.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역시 이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볼리바르에서 디지털 달러로의 전환은 복합적인 결과다. 실물 달러 부족, 암시장 환율과 중앙은행 환율 간 괴리, 빈번한 가격표 수정에 대한 불편함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달러화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지만, 민간 경제의 유지를 위해 디지털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묵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USDT는 단순한 결제를 넘어 경제 활동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은 QR 코드를 사용해 P2P 플랫폼의 실시간 시세에 따라 디지털 화폐로 결제한다. 또한, 중소기업은 급여 지급, 국제 무역, 회계 처리 등을 USDT 기반으로 운영한다. 주요 거래는 모두 디지털 달러로 진행되며, 필요할 때만 볼리바르로 환전한다.
글로벌 암호화폐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암호화폐 사용률에서 전 세계 9위에 해당한다. 이 중 소액 거래의 47%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거래다. 이러한 수치는 베네수엘라의 디지털 화폐 의존도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에는 여러 과제가 뒤따른다. P2P 환율 변동성에 따른 가격 불안정, 스마트폰 도난 혹은 개인키 관리 소홀로 인한 보안 위험, USDT 발행사의 제어 가능성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법적 불확실성과 거래 플랫폼 의존도 역시 해결이 필요하다.
USDT는 주로 트론(TRON) 네트워크에서 거래된다. 2025년 10월1일(UTC) 기준, 테더는 1.001달러로 거래되고 24시간 거래량 변동률은 17.399%를 기록했다. 트론을 통한 24시간 거래량은 36.816% 증가하며 네트워크 내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도가 두드러졌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다. 동시에, 디지털 스테이블코인이 경제 위기 속에서 실물 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흥미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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